서울 근교에서 자주 가게 되는 파주를 가본다. 대학시절 음반을 틀어주던 음악 감상실 카페가 파주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우연히 황인용 뮤직스페이스 카메라타가 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이런 음악 카페가 지금은 이색까페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파주에는 하트시그널에 나왔다는 콩치노 콩크리트도 있다. 어딜 가볼지 한참을 블로그들을 보며 내 취향에 맞는 곳을 골랐다.
콩치노 콩크리트 vs 카메라타
1. 콩치노 콩크리트는 하트시그널 외에도 여러 방송에 출연해 주말 같은 경우는 오픈런이 필요하다.
2. 입장료가 콩치노 콩크리트는 2만 원에 생수를 주고, 카메라타는 15,000원에 커피, 밀크티 등 차를 준다.
3. 콩치노 콩크리트는 공간이 정말 넓고, 바깥 풍경을 보며 음악감상이 가능하다. 카메라타는 그에 비해 아담하다.
공통적으로 두군데 다 신청곡을 받지 않고 클래식음악이나 재즈음악 등을 틀어주고, 현재 어떤 음악이 연주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써놓는다. 또한 최대한 대화는 금지해야 음악 감상을 제대로 할 수 있고 책을 즐길 수도 있다. 또한 연주회나 전시회도 연다.
황인용 뮤직스페이스카메라타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83
031-957-3369
매주 목요일 휴무
내가 카메라타를 선택한 이유는 공간의 아늑함과 황인용 아저씨, 그리고 입장료에 음료 포함이며 음료 맛도 썩 괜찮다는 평 때문이었다. 물론 너무나 탁월하고 만족할만한 선택이었다.
콩치노콩크리트
경기 파주시 탄현면 새오리로 161번 길 17 2층
0507-1374-5800
입장료: 2만 원
매주 수, 목요일 휴무
카메라타를 가봐야지 하고 알아보던 중 내 기억 속의 황인용 아저씨를 꺼내본다... 지금은 할아버지가 되셨지만.. 동양방송이 KBS로 통합되기 전 밤을 잊은 그대에게 방송에서 방송 종료 5분을 앞두고 울먹이셨던 일화는 참 유명했었다.
내가 기억하는 황인용 님의 모습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황인용의 영팝스, 행운의 스튜디오, 연예가 중계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목소리가 참 좋으셨다. 카메라타는 1997년 5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에 고전 음악감상실로 오픈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사실 클래식에는 완전 문외한이지만 왠지 대학시절 감성에도 젖을 수 있을 것 같고, 운 좋으면 황인용 아저씨의 모습도 볼 수 있을 거라는 설렘을 안고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의 눈보라를 헤치며 운전해 이곳에 도착했다.
네이버에 찾아보니 카메라타(cametata)는 이탈리아어다. 1570~1580년대 에이탈리아 피렌체의 바르디가에 모여, 고대 그리스 연극을 모범으로 새로운 오페라 탄생에 기여한 예술가 집단이라고 한다.
입장하자마자 오른편에서 바로 입장권 결제를 하면 종이를 주며 어떤 음료를 마실건지 자리를 잡아놓고 체크해 가져 다 달라고 한다. 연필은 의자 앞 작은 테이블에 놓여있다.
우린 카페라테와 밀크티를 시켰다. 블루리본서베이가 2016년도부터 2023년도 까지 있는 것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음료맛은 만족할만했다. 무엇보다 음악을 몰라도 맛있는 차를 마시며 힐링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도 좋았다.
또한 앨범이 끝날 때마다 LP판이 가득한 곳에서 나오셔서 직접 앨범에 정보를 쓰고 들어가시는 황인용 님은 선하고 지적인 이미지 그대로셨다. 창문 사이로 눈발이 보이고 따뜻한 봄이 오기 전 겨울의 모습을 제대로 즐기고 왔다.